17) 다음 날, 교실에서 만난 유주헌은 생각보다 멀쩡했다. 얼굴은 약간의 멍만 올라왔고 손은 여기저기 까져서 싸운 게 명백했지만, 붕대를 감을 정도는 아니었다. 나는 자리에 앉아 인사했다. 조금 수줍었다. 유주헌은 멍과 상관없이 활짝 웃으며 마주 인사했다. 다시 열이 날 것 같았다.수업 중에 몰래 그들을 훔쳐봤다. 보이는 곳은 멀쩡했지만, 표정이나 움직이...
15) 요란한 의자소리로 모두의 주목을 끈 유주헌은 나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왔다. 내 어깨를 우악스럽게 잡는 유주헌의 손이 아팠다."무슨 일 있었어?"유주헌의 목소리는 목구멍에서 쥐어짜낸 것 같았고, 이상하게도 겁에 질려있었다."왜 학교도 안 나오고 연락도 없어.""유주헌……?"전에 느껴본 적 있는 의아함이었다. 유주헌은 내 어깨를 아플만치 세게 잡았다. ...
11) 우리 그냥 계속 이렇게 지내자구…….허락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개처럼 안절부절못하던 유주헌의 모습이 떠올랐다.당혹스러웠다. 의아했다. 기뻤다. 감정이 정리되지 않아 가만히 있는 나를 보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유주헌이 황급히 말을 덧붙였다. 자기도 말을 찾지 못해 허둥대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유주헌도 따라 웃었다.엄마가 비운 집, 고...
07) 내가 유주헌과 짝꿍이 되자 그들은 '아, 맞다. 쟤가 있었지.'하고 다시 나를 야금야금 괴롭히기 시작했다.그들은 보다 편한 괴롭힘을 위해 유주헌에게 자리를 옮기는 게 어떠냐 권했지만, 웃는 낯으로 거절하니 더 어쩌지 못했다. 그는 아마 안좋은 자리에 앉은 자신을 위해 그들이 선의를 베푼 거라고 생각하지 않을까.덕분에 교실에서는 괴롭힘이 덜했지만, 교...
01) "쟤 때문이야."엄마의 울음소리에 잠에서 깼다. 어두운 방을 가르는 얇은 빛을 더듬어 엄마를 찾다 들은 목소리에 문득 몸이 멈췄다.언제 왔는지 아빠가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엄마를 타이르는 소리가 들렸다. 문틈 사이로 엄마가 어깨를 문지르는 아빠의 손을 쳐내는 게 보였다. 반동으로 식탁에서 캔이 떨어져 요란한 소리가 났다. 소리와 함께 코끝에 술 냄새...
1차 글러/BL(현대/판타지)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